제품을 모르고 사는데, 잘 팔린다고?! 과연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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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3. 8.

바로 ‘패션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스티치 픽스(Stitch Fix)입니다.

스티치 픽스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유저의 취향에 맞는 옷을 배송해 주는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인데요. 알고리즘과 데이터 사이언스가 막 성장하던 시기에 이를 빠르게 적용시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패션 리테일 분야에선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STITCH FIX 공식 홈페이지

가입한 유저가 패션에 대한 설문(스타일 프로필)을 작성하고 나면 이를 기반으로 AI 머신러닝을 통해 1차로 어울릴만한 옷을 선별합니다. 그렇게 선별된 옷을 스타일리스트가 2차로 선별하여 5개를 골라 발송하면 수령한 유저는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를 확정하는 방식입니다.

5벌을 다 구매할 경우 25%를 할인받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은 동봉되어 있는 반송 봉투에 넣어 보내면 됩니다. 스타일링 비용은 유저가 지출 가능한 범위를 설정할 수 있고 그 비용에 맞춰 추천되는 구조이며 배송, 반품, 교환은 무료로 진행됩니다. 구독 결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받을 수도 있고 단품 결제도 가능한 방식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떤 옷이 올지 모르는데? 이 방식으로 되겠어?"

우리가 이런 의문을 갖듯이 미국 투자자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실제 스티치 픽스의 CEO 카트리나 레이크는 투자자들에게 ‘이런 걸 왜 받고 싶어 하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라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티치 픽스는 2014년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하여 2년 만인 2016년에는 7억 3천만 달러(9,6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17년에는 16억 달러의 가치로 IPO를 받는 등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렇다면 스티치 픽스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Winning point 1. 대중의 '동경심'을 자극

옷을 잘 입는 사람도 못 입는 사람도 누구나 한 번쯤은 ‘전문가가 내 옷을 스타일링 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데요. 더 나아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제대로 잡아낸 거죠. 내 취향을 분석한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골라준 의상, 패션 아이템은 ‘전문가적 솔루션'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물건을 보지 않고도 만족을 느낄 수 있었던 겁니다.

Winning Point 2. 정교해지는 알고리즘

활성 유저의 증가로 인해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AI 머신러닝이 스타일 프로필을 더 상세히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취향에 딱 맞는 옷과 패션 아이템을 제공할 확률이 높아진 거죠. 과거엔 요청한 취향에 어울리는 색, 종류 정도를 선별했다면 지금은 여성의 일반 체형에 맞는 여성 의류의 종류만 29가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남성의 가슴둘레를 분석하여 어떤 셔츠의 옷깃이 어울리는지까지 분류할 수 있다고 하네요.

Winning Point 3. ‘감성적 터치'

이 부분이 스티치 픽스만의 USP 이자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고객은 단순히 취향을 등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결혼식에 어울리는 심플하고 예쁜 옷을 추천해 주세요"

"연말 파티에 어울리는 화려한 옷을 추천해 주세요"

와 같은 멘트를 보낼 수 있고 스타일리스트는 유저의 취향과 상황을 고려해 적합한 옷을 선별해 보내줍니다.

"배송을 예약할 때 스타일리스트에게 메모를 남길 수 있어요"

스타일리스트도 유저에게 제품을 선별하면서 선별한 이유를 메모로 남기거나 또는 어떤 식으로 코디했을 때 더 어울릴 수 있는지 메모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감성적 교류를 통해 유저는 비록 언박싱이지만 기대감과 신뢰감을 갖고 제품을 구매를 할 수 있게 되었죠.

최근 전 세계적 경제 침체를 스티치 픽스도 피해 갈 수 없었는데요. 매출 부진으로 인해 1,400명을 해고하는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제품 리스트를 보고 고를 수 있는 '프리스타일 픽스(Freestyle fix)'와 같은 새로운 시스템도 추가하는 등 매출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